바이크로 둘러보는 일본 견문록(22회)
' 미나미에치젠조'에서 만난 일본인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1/10/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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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인 미나미에치젠조 [ 사진 제공= 이정재]  

 

 

일본 현지에 도착하여 여행을 시작한 이틀째 날의 일이다. 돗토리 縣에서 출발하여 미나미에치젠조 縣을 가던 중 오바마 市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오바마 현에서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점심 식사 후 목적지인 미나미에치젠조의 숙소를 향해 달렸다. 이번 숙소는 일본의 현지 민박을 이용하기로 하고 예약을 한 상태였다.

 

목적지인 이곳에는 전날과 달리 해가 지지 않은 비교적 이른 저녁 시간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해안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산골 마을이었다.

 

이곳을 오는 길가마다 비교적 높은 산과 계곡들이 자리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설악산이 있는 강원도의 어느 지역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목적지인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깨끗하고 아담하게 지어진 집들이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어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주었다.

 

 

▲ 숙박지인 '미나미에치젠조'의 민박집 [사진 제공= 이정재]

 


숙소의 이 집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과 조금도 다름없어 보였다. 게다가 도로 옆에 있어 찾는데 한결 수월하였다.

 

 

▲ 일본의 전통가옥과 나의 바이크 [ 사진 제공= 이정재]    

 

 

일본의 전통 목조가옥을 바탕으로 내부의 일부분을 현대적으로 살린 구조였다. 집의 앞마당에는 자갈을 깔고 옆으로는 잔디를 깔아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었다. 일본인 특유의 정갈함과 섬세함이 묻어있었다.

 

 

▲ 잘 정돈된 일본 민박집의 차고 [사진 제공= 이정재]

 


그리고 본체 옆에는 별채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소형 트럭과 여러 농기구며 자가 정비할 수 있는 공구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대개의 일본 농촌 가정에는 소형 자가용과 소형 트럭들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곳도 그런 여느 농촌의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대개의 농가가 농사를 짓지만, 이 집은 농사 대신 민박을 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 친절한 일본 민박집 주인 내외와 함께  [ 사진 제공= 이정재]



이 민박집은 직장을 몇 년 전에 퇴직하신 남편분과 전업주부로 주로 살아오신 아내 두 내외가 살고 있었는데 두 분의 첫인상이 매우 선하고 친절한 느낌을 주었다.

 

일본인 특유의 가식(假飾)이나 야단스러움 없이 더 없이 소박하고 진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분께서는 집의 안팎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저녁을 정성껏 준비해 주었다.

 

 

▲ 정성스럽고 정갈한 일본 민박집 저녁 상차림 [사진 제공= 이정재]



저녁은 소박한 일본 가정집의 메뉴에 고기와 튀김이 올라왔다. 편안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라 그런지 그 맛이 참으로 맛나고 포근함을 주었다. 반주로 맥주를 추가하여 식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인분 아저씨께서는 평생을 도시에서 오랜 직장 생활(은행)을 하다 몇 해 전에 퇴직하셨단다. 퇴직 후에 고향에 내려와 평온한 전원생활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그런 소박한 꿈이 이루어져 매우 만족해 하신다고 하였다.

 

텃밭을 일구고 민박으로 손님을 받는 일 외에 따로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즐기거나 경제활동을 하는 일은 없어 다소 따분한 게 좀 아쉽다고 하였다.

 

젊어서 직장 생활에 바빠 노후 활동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노후에 건강하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준비는 젊어서 미리미리 해둬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몸을 씻기 위해 욕실을 갖다. 욕실에는 세탁을 할 수 있는 세탁기와 빨래건조기가 있었다.

 

일본의 전통 가옥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세탁시설이며 목욕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적당히 접고 펼 수 있는 탕의 커버가 있어 온욕을 할 때 온기가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팔을 편안하게 거치할 수 있어 잠들기에 적격이었다. 잠시 잠깐 눈을 붙이고는 잠에서 깨어 세탁물을 정리하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 왕의 침실 부럽지 않은 일본 민박집 잠자리[ 사진 제공= 이정재]



방에는 주인 내외께서 정성스레 준비한 이불이 다다미방에 깔려있었다. 우리나라 전통 이불인 솜이불에 풀을 먹인 겉층을 묶어 수면 중에도 이불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틀어지지 않아 편안한 잠자리가 될 수 있게 하였다.

 

방에는 수면에 방해될 수 있는 그 흔한 TV는 물론 옷걸이나 소파 등의 가재도구가 없고 수면에 필요한 이불만이 있어 오로지 잠자리를 위한 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자리에 누워 생각하였다. ‘일본’이라는 국가와 ‘일본인’이라는 국민은 참으로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말이 있다.

 

“일본은 악한데 일본인은 착하고, 반면에 한국은 착한데 한국인은 그렇지 못하다.”

 

과거 ‘일본’이라는 국가가 주변의 국가와 국민에 가한 침략행위와 폭력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수긍할만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수탈한 역사적 사실은 없다고 본다. 물론 이러한 생각에는 다른 지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가 일본이 주변의 국가에 자행한 잔혹한 침탈과 가혹한 폭력은 없었다고 본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은 ‘국민은 이렇게 온순하고 심성이 선한데 국가는 왜 이렇게 악하고 폭력적일까? '

 

국가는 국민의 집합체이며 국민의 심성이 결국 국가의 성격을 좌우하는 것인데 ’일본’이라는 국가의 폭력과 잔혹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보통의 경우 바르고 선한 부모에게 나고 자란 자녀는 부모의 성격과 삶을 이어받아 그들도 바르고 선하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부모의 삶과 달리 성장하는 자녀가 간혹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중에 잠이 밀려왔다. 불이 꺼진 방의 깊은 어둠만큼이나 깊고 어두운 잠의 블랙홀로 나는 빨려들었다.

 

 

 

[이정재 박사 프로필]

이정재 박사는 성산효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청소년전공2019년 문학 시선’ 에 상사화아리다’ 외 4편으로 신인문학상 수상과 시인으로 등단하였고같은 해 봄 샘터 문학에 아내의 졸업 외 1편이 당선되어 신인문학상 수상과 수필가로 등단했다.현재 인천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강화도 교동도의 섬마을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한 소설을 집필 중이다. 2021년 학생들의 글을 모아 우리 학급 온 책 읽기를 펴내었으며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활동이 학교 현장에서 실천되기를 꿈꾸고 있다저서로는 아리아자작나무 숲 시가 흐르다’(공저), ‘별을 보며 점을 치다.’(공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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