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감상] 사랑니
내 속에 그리도 깊은 아픔이.../ 정어린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2/01/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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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속에 그리도 강한 생명력이 있었는지...[본문 시 중에서]



 

      [ 사랑니 ]

             

            정어린( 시인, 총신대 교수) 

 

 

내 속에 그리도 깊은 아픔이 있었는지

당신이 곁에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당신과 행복의 화살을 쏘아 올릴 때는

모두가 화려한 햇살 품에 평온을 누렸지요.

 

내 속에 그리도 강한 생명력이 있었는지

당신과 함께 갈 때는 몰랐습니다.

당신에 엎혀 걷고, 세상을 피해 달려갈 때는

그저 포근한 구름그늘이었지요.

 

내 속에 그리도 사무치는 그리움이 있었는지

당신이 노래할 때는 몰랐습니다.

꿈 속에서 당신을 범하고

다시 빈숲으로 달려가

나의 몽당연필같은 소망을 되새김질합니다.

 

우뚝한 암초마냥 미세하게 뒤척이는 그대여!

당신의 침묵은 태풍보다 억센 고독이며

당신의 촉수는 허리케인보다 강한 병기입니다.

 

이제 여린 살결을 헤치고

고독 너머 떠오르는 태양을 위해

가냘픈 뿌리로 버티고 선 사막선인장에게

새벽이슬같은 감촉을 허락하세요.

 

이제 두 손을 모으고

숨겨진 통증이 다시금 거친 폭력배를 몰고 오기 전에

끝 닿을 데 없어 발버둥치는 부평초에게 닻을 내리고

기상나팔 우렁찬 언덕에서

죽음보다 깊은 입맞춤을 허락하세요.

 

어찌할 수 없는 내가 되어 버린 사랑니여, 

자존감의 경계에서 나를 사로잡는 사랑이여!

 

 

▲ 당신의 촉수는 허리케인보다 강한 병기입니다.[ 본문 시중에서]



 

 

▲ 정어린 시인

[ 정어린 시인 프로필]

본명: 정규훈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동서 철학을 공부하고, 주전공은 한국 종교철학이다. 신구대,서일대,중국자무스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총신대학교 인문학 교수와 통합인문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한자놀이교육"발명특허권자이며,20여권의 저술을 바탕으로 AI.게임학습,인지케어이론과 실천에 주력중이다. 시집 "집 떠나는 고양이가 늘고 있다"(94년베스트셀러) 등이 있고, 시가 서화 인문 치료의 실용적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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