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감상] 눈오는 날의 시인
눈오는 날 그리운 이 없다면... / 정어린 시인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2/01/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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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오는 날 그리운 이 없다면 세상 헛살았지ᆢ[ 본문 시 중에서] ,사진=픽사이베이 

 

 

 

      [눈오는 날의 시인]

 

                       정어린( 시인, 총신대 교수)

 

 

눈오는 날 그리운 이 없다면 세상 헛살았지ᆢ

눈오는 창가에서 시 한구절 떠오르지 않으면 그게 어디 사람인가?

눈오는 날 뜻 모를 눈물이 고인다면

오솔길을 홀로 걸어볼 일이다.

길이 길을 잃어버리고

추억이 추억을 품고 누운 저만치에

백치같은 기다림에 지친 나목이 다소곳이 서 있으리ᆢ

 

온몸으로 투항하는 사랑의 포로를 환호하는 파도는 그나마 젊은게야

영원을 지나온 강물처럼 모른척 뒤척이며 허그하면 좋겠어

허허한 우주 한점 빛으로 떠돌다 수억년 달려온 사랑을 어찌 눈으로만 맞으랴!

 

온갖 슬픔을 응어리로 보듬고

온갖 아픔을 소리 없이 덮는 

온갖 기쁨을 맑갛게 물들이는 

체온보다 뜨거운 눈이 가슴에 그득 쌓이는데ᆢ

텁텁한 욕망을 마술처럼 백업시키는 그 님이 오는데ᆢ

눈오는 날 시인이 되지 못하면

차라리 눈사람이 될 것이다.

 

 

▲ 차라리 눈사람이 될 것이다. [ 본문 시 중에서] ,사진=픽사이베이 

 

 

 

 

▲ 정어린 시인

[ 정어린 시인 프로필]

본명: 정규훈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동서 철학을 공부하고, 주전공은 한국 종교철학이다. 신구대,서일대,중국자무스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총신대학교 인문학 교수와 통합인문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한자놀이교육"발명특허권자이며,20여권의 저술을 바탕으로 AI.게임학습,인지케어이론과 실천에 주력중이다. 시집 "집 떠나는 고양이가 늘고 있다"(94년베스트셀러) 등이 있고, 시가 서화 인문 치료의 실용적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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