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감상] 순대 노점 할멈
버드나무 오른쪽으로 꺾어 시장 언저리에... / 이종근 시인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4/04/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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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풀거리듯 잘도 썰어 기세등등하게 순대를 내놓는다[ 본문 시 중에서]  



 

 

     [순대 노점 할멈]

 

                     이종근 시인 

 

 

버드나무 오른쪽으로 꺾어 시장 언저리에

다다르자, 간들바람이 멈칫거린다

간들바람 속으로 버들잎이 잘게 스민 듯 시장 순댓집

할멈은 여전히 닳고 닳은 칼질을 한다 팔질(八耋)을

훌쩍 넘긴 그녀는 도마 위, 눈짐작과 손대중으로

나풀거리듯 잘도 썰어 기세등등하게 순대를 내놓는다

 

눈썹달 필 무렵으로 비가 떨어지나, 한두 평 남짓의

무관심이 순식간에 비껴가나

 

전봇대 아래 또, 오른쪽으로 돌아 흐릿한 전구 불빛이

다시, 멈칫거리는 낡은 노점에서 막걸리를 꽐꽐

쏟아낸다

 

혹여, 할멈이 멈추고 세월이 떠나면

얼마만큼의 활력을 썰어 담을 결속도 없는

 

노상(路上) 한쪽에 내린

노점 왼쪽에

 

순대 속으로

눈썹달이 흐릿하게 스민 듯

고무줄로 튕겨둔 후덕한 인심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 이종근 시인  ©위드타임즈

[이종근 시인 프로필] 

출생:부산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 졸업

미네르바 및 예술세계(한국예총) 신인상

서귀포문학작품상, 박종철문학상 수상

부마민주문학상 수상

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 등 창작지원금 수혜

수원시민 창작시 공모 시화집과 기념문집 등 참여

시집:<광대,청바지를 입다>(2022) 

<도레미파솔라시도>(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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