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 요양일지.15 - 무병장수 유병장수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5/01/09 [15:06]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장수 앞에 장사 없다(없는 자들에겐)[ 본문 시 중에서] 

 

 

 

      [요양일지. 15]

  - 무병장수 유병장수-

 

                       박하경 

 

손주 며느리가

시 할머니 110회 생일 미역국을 끓여

마지막 미역국일까요 하면서

요양원을 방문했다

이쁜 씨는 손주며느리가 끓여온

미역국을 맛나게 드심서

몇 년 거뜬하실 힘을 얻었다

 

주 보호자로 등록된 손주가

이쁜 할머니의 요양원 비용을 치루려고 방문했다

손주도 어언 오십 줄이다

한 달 60만 원이 큰 등짐으로 버겁다

빨리 등을 펴고 싶은 손주의 마음이

할머니를 뒤로하고 요양원을 나간다

등에 겨울바람이 앉는다

무거움이 느껴져 눈을 돌리고 만다

 

ㅡ아이고 아이고 친정에 전화 좀 해줘

나 아파, 데리고 병원에 가달라고 전화해줘

ㅡ우리 둘째 며느리가 많이 아프대

어떡하지 내가 죽어야 하는데

ㅡ아리랑에 흥이 겨워 어깨춤 들썩이시며

춤 추는 거 참 이뻐 춤 좀 춰봐

 

이쁜 씨 9남매 중 세상을 먼저 뜬

자식도 있다 했다

오늘도 이쁜 할무이는

밥그릇에 싹싹 긁는 소리가 들린다

천세 천세 천천세

만세 만세 만만세를 외치는 건 사기술이다

 

장수 앞에 장사 없다(없는 자들에겐)

무병장수거나 유병장수거나 간에.

 

 

본문이미지

▲박하경 시인  ©위드타임즈

 [秀重 박하경 시인 프로필] 

출생: 전남 보성. 시인, 수필가. 소설가 

한일신학교 상담심리학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경희사이버대학사회복지, 노인복지학 전공 

월간모던포엠수필 등단(2004). 월간문학바탕 시등단(2007). 한국문인협회,한국소설가협회와경기광주문인협회 회원, 현대문학사조 부회장, 지필문학 부회장, 미당문학 이사, 현대문학사조 편집위원. 종자와 시인 박물관 자문위원. 제2회 잡지수기 대상 문광부장관상. 경기광주예술공로상, 현대문학사조 문학작가 대상(2024) 등

집 : <꽃굿> <헛소리 같지 않은 뻘소리라고 누가 그래?> 소설집: <군남여사 나셨도다> 외 동인지 다수. (현)운당하경서재(유튜브 운영)

 

 
필자의 다른기사메일로 보내기인쇄하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위드타임즈
#요양일지.15 - 무병장수유병장수 #박하경시인 #시 관련기사목록

[포토] 수도권 최초 최대...국립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