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타오르고 있다(16회)

▲ 자연주의 화가 리정의 그림시집 표지 © 리정

  [나는 아직 타오르고 있다]

                                      리정

사막은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곳

당신이 오랫동안 가슴 아픈 일 있다면 사막에 가라

돌개바람 사막에서 나침반을 떨구어도

낙타는 말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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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안개로 하얗게 해가 지는 아침

지중해로부터 사막에 이르도록

매 순간 새로운 경이로움에 젖어있는 문명

머나먼 북아프리카로 간다

경계가 꿈인 듯 롯의 소금사막을 건너

세상의 아름다움 경외심을 잃어갈 때

잊혀 간 나를 찾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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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가까울수록 경건해지는 여백

어두움이 짙을수록 깨달음의 별들 돋아나고

해체되지 않던 끈질긴 집착들도

일순간, 마른 모래알로 날아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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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과 굴절로 공중분해가 필요한

긁히고 시린 모국어에서 벗어나

온몸 마비시키는 잠언(箴言)의 풍경 사막에서

▲ In paradise 97×130.3 SOLD OUT  ©리정

노가 필요치 않은 바다에선

바람이 일궈 놓은 오묘한 물결과

양 떼와 뒹굴며 풀을 뜯는 무수한 낙타들

수천 년 낯선 자로 살아온 베두인의

뼛속 슬픈 곡조에 몸을 기대여

파도에 흩어지는 붉은 화환을 보리라.

▲자연주의 화가 리정

[ 리정 프로필] 

리정 작가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한 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예술 기획을 전공했다.시인으로 등단하고 숲을보는 아이들 대표와 국내 최초 어린이 체험 미술관을 개관했다. 갤러리와 아트스페이스를 운영했으며, 서울시 장식 디자인 심의위원과 선화예술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 한국방송신문협회 객원기자, 서울패션 공예 협동조합 감사와 한국 청소년 운동연합 중앙연수원 교수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아트앤디자인을 운영하면서 칼럼니스트와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 <100명의 성공한 화가들의 비밀 1. 2>, <리정의 그림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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