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정 하나가 씨앗처럼 남아/추억 속에 그 꽃이 출렁일 때면 [본문 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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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月影 이순옥 시인
목제 간판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무수한 상처로 너덜거렸고
새겨진 글씨는 오래된 나의 꿈처럼 희미했다, 마치
누군가가 교묘하게 걸어놓은 환상 속인 듯
그때 그 집은
만남은 성급했다 KTX 속도만큼
우린 과거로 달려갔고
핑곗김에 만난 혼주
휴대전화 사진첩에서 껄껄 웃는다
은박지가 꺼멓게 타들어 갈 즈음
소주병이 두어 병 뒹굴고, 그제야
10년 전 그 맛이 났다
30년을 한결같은 맛으로 연탄불에 올려진
곰장어처럼 오늘도
그날그날이겠지만
희망과 꿈을 노래한 우리 특별한 추억은
곰장어 양념에 버무려져 또
30년을 갈 것이다. 어딘가의 만남에서
이 집을 기억해 낼 것이고
우리의 40대를, 기억할 것이다
저버릴 수 없는 무게로
청춘과 우울의 터널을 함께 한 누군가의 마음속
어떤 단어 하나,
표정 하나가 씨앗처럼 남아
추억 속에 그 꽃이 출렁일 때면
[月影 이순옥 시인 프로필]
출생:경북 군위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간 모던포엠 경기지회장, 경기 광주문인협회 회원, 현대문학사조부회장,착각의시학 회원, 시와늪 회원, 제1회 매헌문학상 본상, 제3회 문화관광부 잡지수기공모 동상, 제12회 모던포엠 문학상 대상, 제15회 착각의 시학 한국창작문학상 대상, 제11회 샘터문학상(본상) 최우수상, 제1회 샘문한용운문학상 계관부문 우수상, 제4호 쉴만한물가 작가대상 등 수상, 37회 경기여성 기예전 시부문 입상, 2011년 2022년 지하철 시민 창작 시 공모전 선정. 저서 : <월영가>, <하월가>, <상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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