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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도착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2/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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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도착   © 이정재 박사

 

 

비행기 좌석은 맨 좌측 창가 쪽이었다. 처음에는 창가라서 좋아는 했는데 사실 창가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하다. 특히 화장실을 자주 가는 나에게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다행히 되돌아올 때는 중앙의 우측 통로 좌석이었는데, 드나듦이 참으로 자유로워 앞으로는 창가가 아닌 복도 쪽 자리를 애용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홍콩을 거쳐 타티완을 가는 비행 일정이었는데 인천공항에서 홍콩 공항까지는 약 4시간 30분의 비행, 홍콩 도착하여 약 3시간의 대기, 홍콩에서 출발하여 타이완 공항까지 약 2시간의 비행 등 총 9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사실 직항을 이용하면 약 3시간이면 갈 것을 비용을 좀 아끼겠다고 경유하는 항공편을 선택하였지만,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돈이 정 궁하거나 시간이 남아 돌아가는 경우 아니면 앞으로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경유보다는 직항을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기나긴 시간도 부족했다. 이 시간 동안 나는 글쓰기에 몰입하였는데, 시간이 매우 부족했다. 그간 벼르고 벼르던 소설 쓰는 일을 이번 비행시간 동안 드디어 시작하였다.

 

작년 봄에는 "시"와 "수필"을 모두 등단하였고, 수필의 경우에는 가을에 대상을 받게 되었는데 이제 남은 것은 "소설"로서 소설 분야에 등단하여 "문학의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절대 쉽지 않은 목표를 달성할 작정이다.

 

소설은 의외로 쉽게 써졌다. 평소 생각하고 구상한 바가 있어 그런지 쉽게 써 내려져 가며 처음 생각한 "단편소설"이 아닌 "중편소설"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비행기 안에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소설 쓰기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에 어느덧 중간 경유지인 홍콩 도착을 알리는 기내 방송이 들려왔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공항에 내릴 준비를 하였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의 정치적 문제로 시국이 어지러운지라 공항 밖을 나가는 일을 삼갔다. 이곳에서 약 3시간의 대기 시간이 있었지만, 공항 밖이 아닌 공항 내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홍콩 공항에서 타이완까지의 항공권에는 어디에서 탑승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탑승구가 표기되어 있지 않았고, 홍콩 공항 현지에서 알아봐야 했다. 홍콩 공항에 도착하였더니 같이 탔던 탑승객들이 우르르 몰려나갔다.

 

나도 별 의심의 여지 없이 그들을 따라 이동하였는데, 잠시 후 지하층에 도착하였고 여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곳에서 이동을 위한 공항 전철을 기다렸다. 갈아타야만 하는 줄 알고 탑승구를 찾아야 했고, 그러한 과정이 익숙지 않은 나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일전에 인천공항에서 쿠바를 갈 때, 멕시코를 경유해서 오고 가야 했던 그때 아찔하고 난감했던 경험(특히 되돌아올 때는 나 혼자서, 그것도 중간 환승지인 멕시코에서만 두 번을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미처 생각지도 못한 시차로 인해 비행기를 놓칠 뻔한 일이 있어 참으로 매우 놀랐던 일이 있었음)이 있었는데,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적지 않게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홍콩 공항의 지하에서 환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으니 잠시 후 전철이 도착하였다.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고 그들이 다 내린 후에는 대기하던 승객들이 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는 다시 생각하였다.

 

그때 순간 생각했다. 그들을 따라갔다가는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고. 그리하여 다시 갈아타야 할 탑승구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갈아타야 할 탑승구는 바로 옆 인근의 게이트였다.

 

만일 조금 전 다수의 사람이 몰려들었던 그 전철을 타고 이동하였다면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야 했고, 그러는 과정에서 꽤 당황하고 놀랐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찔한 생각마저 들었다.

 

다른 일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나 이런 해외여행에서는 매사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체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갈아타야 할 탑승구를 확인하고는 그 탑승구 앞에서 짐을 풀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잠시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는 기내에서 진행하던 글쓰기를 마저 이어갔다.

 

글은 어렵지 않게 쓰였고, 글쓰기에 몰두했던 탓인지 그렇게 3시간의 대기 시간은 마치 3분처럼 훌쩍 지나갔다.

 

비행 탑승 시간이 되어 다시 비행기에 올랐으며 약 2시간의 비행 후 드디어 목적지인 대만에 도착했다.

 

 

▲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이정재 박사

 

 

타이완에는 여러 공항이 있고 이곳의 수도인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송산 공항'은 주로 국내선 취항이고, '타이베이' 인근 '타오위안'이란 외곽도시에 국제공항이 있다. .

 

타이완의 국제공항은 개항 당시 초대 총통인 장제스의 이름을 딴 '중정국제공항'이었으나 2004년 민주진보당의 천수이볜 총통이 집권하면서 2006년 9월 6일부터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으로 변경됐다. 

 

내가 내린 곳은 바로 이 "타오위안" 공항이었는데 항공권에는 '타이완(타이베이)'이라고 적혀있어 적지 않게 혼란스러웠다. 마치 도착지가 "대한민국(서울)"이라고 적혀있는데 실제 도착하여 내린 곳은 외각 도시인 "인천국제공항"인 셈이다.

 

후일에 안 일이지만 대부분 국가의 공항이 비슷한 상황이다. 대게 수도에 먼저 공항이 자리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대도시인 수도의 시내 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그러다 보면 수도 외곽의 인근 도시에 국제공항을 건설한다.

 

이 외곽의 국제공항도 제1터미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제2터미널을 짓고 이 두 곳을 이어주는 차량을 운행한다.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의 김포공항이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의 송산 공항에 해당하고,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의 외곽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이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의 외곽에 있는 타오위안 국제공항이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제2터미널이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1터미널, 제2터미널에 해당한다.

 

수도인 서울 시내에 있는 김포공항이 주로 국내선 위주이고, 외곽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이 국제선을 운항하는 이치인 셈이다.

 

나는 이런 사정을 잘 알지 못해 적지 않게 혼란스러웠고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지도(구글)를 들여다봐도 "타오위안 국제공항"이라 뜨는데 항공권에는 "타이완(타이베이)"이라고 적혀있는데 내가 잘못 내린 것은 아닌지…. 귀국할 때도 이곳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타야 하는지, 아니면 "타이베이의 송산 공항"에 가서 탑승해야 하는지….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그것도 혼자 왔으니 참으로 난감하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확인하고 준비해야 잠을 잘 수 있고 여행을 이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속이 시원한 답을 찾을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공항의 안내대를 찾아 현지 직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는 내가 제대로 내린 것인지, 돌아갈 때는 이곳에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를 물었다.

 

돌아가는 곳이 어느 나라이고 어느 항공사이냐며 표를 보여달라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주저하지 않고 손에 쥐고 있던 표를 기다렸다는 듯 내밀었다. 내 표를 보더니 제대로 도착했고, 귀국할 때도 이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맞다며 친절하게 알려준다.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새까만 피부가 백옥같이 보이고, 뚱뚱하여 터질듯한 몸도 복스럽기만 하였다. 어찌 이런 곳에서 이런 복덩이를 만났을까…. 거기에 더해 이 여직원은 내가 이용하는 항공사의 부스 위치까지 덤으로 알려준다.

 

천사 같은 이 직원의 친절한 안내에 힘입어 해당 항공사의 부스를 찾았고, 대만을 떠날 때의 탑승구를 확인해두니 마음이 그리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아, 무사히 도착했고 돌아갈 때도 이곳으로 오면 되겠구나!'

 

도착시간이 오후 3시 30분경이었고,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녁이 가까워져 왔다. '오늘은 바이크 라이딩을 하기에는 무리겠다. 무리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으니 오늘은 접고 내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숙소를 해결해야 했다. "부킹닷컴"을 통해 숙소를 찾으니 다행스럽게도 인근에 저렴하고 깨끗해 보이는 숙소가 있었다. 말이 호텔이지 실은 도미토리룸(공동침실)의 게스트하우스였다.

 

 

▲ 타오위안 공항에 위치한 숙소(게스트하우스) © 이정재 박사     

 

 

이 숙소는 타오위안 공항의 4층에 있었고, 같은 층에는 식당이며 편의점 등이 있어 먹고 자는 데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다.

 

이곳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나니 어둠이 찾아왔다. 맛난 저녁에 맥주를 마시니 긴장과 피로가 몰려와 고단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여행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 타오위안 공항 숙소의 내부침실  © 이정재 박사



 

▲ 이정재 박사 ©위드타임즈

[ 이정재 박사 프로필]

이정재 박사는 성산효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청소년전공2019년 문학 시선’ 에 상사화아리다’ 외 4편으로 신인문학상 수상과 시인으로 등단하였고같은 해 봄 샘터 문학에 아내의 졸업 외 1편이 당선되어 신인문학상 수상과 수필가로 등단했다.현재 인천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강화도 교동도의 섬마을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한 소설을 집필 중이다. 2021년 학생들의 글을 모아 우리 학급 온 책 읽기를 펴내었으며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활동이 학교 현장에서 실천되기를 꿈꾸고 있다저서로는 아리아자작나무 숲 시가 흐르다’(공저), ‘별을 보며 점을 치다.’(공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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